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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교의 달 복음화위원장 담화문

2010.09.29 22:28

관리자 조회 수:1063

||0||0* 2010년 전교의 달 담화문
        
어둠 속을 밝혀 주는 등불처럼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신앙인들은 지난 2천 년 동안 이 말씀을 수없이 읽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돌아보면, 이 말씀을 새롭게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선언한 대로, 선교는 교회의 본질에 속하기 때문에(선교 교령, 2항), 언제 어디서나 선교를 하지 않으면, 개인으로서는 그리스도인으로 서있을 수가 없고, 교회로서는 그리스도 교회로 존립할 수가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말씀을 더욱 새로운 감각으로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수로만 생각하면, 지난 한 세대 동안에 우리나라에서 가톨릭 신앙인의 수효가 세계 어디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정도 긍지를 가질 만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에서 영세자가 상당히 나오는가 하면, 다른 편에서는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기존 신앙인들이 쉽게 냉담 상태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며, 우리는 선교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부족한 면이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2,44). 예수님의 이 말씀대로, 복음에서 더 할 수 없이 귀중한 보물을 찾았다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돌아설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요즈음 우리가 걱정하듯이 세례를 받은 이들 가운데에서 적지 않은 수가 교회를 멀리한다면, 그것은 교회 구성원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과제를 던져주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례는 주었지만, 복음이 그 정신 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데에는 미흡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이방인들의 선교사인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도께서는 세례와 복음 선포를 일단 떼어놓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이 속 깊이 스며들지 않은 채, 세례를 주는 일이 주님의 뜻에서 얼마나 먼 일인지, 그런 사태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인상 깊은 어조로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말재주로 하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말재주로 복음을 전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 뜻을 잃고 맙니다.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십자가의 이치가 한낱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지만 구원받을 우리에게는 곧 하느님의 힘입니다. 성서에도 ‘나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지혜를 없애 버리고 똑똑하다는 자들의 식견을 물리치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제 지혜로운 자가 어디 있고 학자가 어디 있습니까? 또 이 세상의 이론가가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가 어리석다는 것을 보여 주시지 않았습니까? 세상이 자기 지혜로는 하느님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지혜로운 경륜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전하는 소위 어리석다는 복음을 통해서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유다인들은 기적을 요구하고 그리이스인들은 지혜를 찾지만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할 따름입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는 것은 유다인들에게는 비위에 거슬리고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유다인이나 그리이스인이나 할 것 없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그가 곧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힘이며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사람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하는 일보다 지혜롭고, 하느님의 힘이 사람의 눈에는 약하게 보이지만 사람의 힘보다 강합니다”(1고린 1,17-25).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어지는 고린토 전서 2장에서도 이 방향으로 말씀을 계속하십니다.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1고린 2,4-5).

  사제들을 비롯해서 모든 복음 선포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범이신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지혜", "유식한 말",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려고 애쓰지 말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듣는 이들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천지 창조 이전부터 미리 마련하여 감추어 두셨던 그 지혜"(1고린 2,7)를 맛보고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야 하겠습니다. 신앙인들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운"(히브 4,12) 하느님 말씀, 곧 "성령의 칼"(에페 6,17)을 늘 손에 쥐고 있으면서, 이 세상살이에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무기로 어려움을 용감하게 극복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하느님 나라가 어떤 것인지를 주변 세계에 증거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미사는 각자 안에 그런 빛과 힘을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초대하시는 잔치답게, 형제애가 넘치고 주변 세계에 대한 사명감을 새롭게 불어넣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준비하고, 정성껏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1고린 2,9)는 사실을 온몸으로 확신하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증언하는 신앙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복음은 "어둠속을 밝혀 주는 등불"(2베드 1,19)이 되어, 모든 사람들을 밝혀 줄 것입니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이  병  호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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