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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생명평화미사 안명옥 주교 강론

2010.07.08 09:19

관리자 조회 수: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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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환경 보전 - 또 하나의 복음화



 

지난 3월 12일(금)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생명문제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입장 발표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는 반생명의 문화가 광범위하게 드리우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참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생명을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삼고 파괴하는 행위는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똑같이 드러나고 있으며, 자연의 생명이 파괴되면 그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생명도 파괴되는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4대강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지금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가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걱정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그래서 개발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국책 사업이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선물로서의 생명과 자연을 무력하게 만드는 도전으로 등장하지 않기를 주교단은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주교단을 포함하여 사회 전체의 성찰과 참회를 촉구하며, 오늘 우리 앞에 생명과 죽음을 내놓으시고 생명을 선택하라고 요구하시는 하느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일 것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저는 오늘 개인적으로 4대강 살리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대체 생명 파괴라는 관점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날 우리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가고 있는 환경을 곳곳에서 목격합니다. 환경오염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고통 역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모든 생명체가 서로 조화롭게 공생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질서마저도 그 균형을 상실한지 오래되었습니다.

환경과 생태계의 파괴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오염되고 파괴되면 우리는 생존의 터전을 잃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되었던 자연 환경과 생태계는 하느님께서 인간에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우리는 이 선물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했고,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착취하고 수탈하고 혹사시켰습니다. 자연과 환경이 가져다주는 생산에는 동참하지 않으면서 그 열매만을 독점하는 고약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현대의 인간은 지극히 현세적이고 실용적인 가치만을 추구합니다. 피조물과 자연, 우주에 대한 지배력을 날로 강화시켜 자기 몸짓을 불리려고 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질서를 자신의 이념과 탐욕에 따라 확립하기를 시도하며, 곳곳에서 끝없는 자기 확장과 자기 방종을 갈망합니다. 그 결과는 나도 죽고, 너까지도 죽이는 건강하지 못한 반생명과 죽음의 문화의 출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대 인간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배려하지 않는 인간중심적인 사고에 젖어있습니다. 인간중심주의는 인간만을 절대화시킵니다. 하느님도 상대화 시키고, 자연도 상대화 시킵니다. 자연을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수단으로 남용합니다. 그 결과 자연도 서슴없이 파괴합니다. 심지어 하느님을 살해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자신을 상대화시킬 줄 아는 겸손을 배워야 합니다. 하느님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연대하고 상생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고 자연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논리를 존중해야 하고 자연의 법칙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자연과 함께하는 평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환경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오염되어 죽어가는 환경을 살리고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금 보다 좀 더 노력하는 정도 이상의 힘이 필요합니다. 인식과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회심과 쇄신도 필요합니다. 전 지구적인 연대도 필요합니다. 지구촌의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또 하나의 복음화라는 의식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몰두한 환경 운동은 단순히 환경의 오염을 줄이고 자연을 보호하는 사회 운동의 차원을 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환경운동은 창조 및 생태 영성의 차원에서 성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명운동이라는 믿음 위에서 전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생태 그리고 생명 영성은 탐욕에 대한 절제,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 자발적인 청빈의 영성을 포함해야 합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공동체성과 연대성을 추구하는 영성, 생명이 결국 생명과학 기술의 도구가 되어 마침내 생명이 자본을 창출하는 생명산업으로 이어지고, 생명을 왜곡시키고 경제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유혹을 극복하는 영성, 생명까지도 자본의 대상으로 환원시키는 태도를 수정하고 교정하는 영성, 과학에 대한 끝없는 진보사상에 젖어들어, 과학만이 인간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자연 환경 보전안이라고 주장하는 교만을 극복하는 영성을 포함해야 합니다. 생명을 하늘이 나를 위해 보내신 선물로 만난다는 영성, 나를 죽이고, 헌신하고, 투신하고, 나를 버리는 까닭이 바로 너라는 생명에게 있음을 알아차리는 영성, 나는 너라는 생명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는 영성도 포함해야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생명에 대한 존재론적이며 초월적인 이해와 해명이 담긴 생명 문화의 제시도 필요 합니다. 그것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유하고 존귀한 가치, 생명의 역사성과 존재의미를 밝히고 그로써 생명이 근원적으로 지향하는 초월적 의미를 해명하는 힘겨운 작업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생명이십니다(요한 1,4). 하느님은 생명 자체이시기 때문에 죽임 대신 살림을 본질로 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것으로만 고집하시지 않고 나누어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나누어주시는 생명은 이 세상이 쫓고 있는 허망한 꿈을 부수어 버리는 영원한 것입니다. 세상이 안고 있는 번뇌와 슬픔을 극복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나누어주시는 생명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나누어 주시기 위해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시어 육화하셨습니다. 생명은 생명을 필요로 하고, 생명이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위해 또 다른 생명을 헌신하는 것은 하느님의 존재 방식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아 인간의 생명을 살리시는 존재 방식을 보여주심으로써 교회가 세상을 향해 선포해야 할 희망의 근거를 마련해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생명에 대해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는 하느님의 존재 방식을 선포해 왔습니다. 생명은 하느님에게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복음에 대한 선포는 절박합니다.

이러한 선포는 생명에 대한 사랑을 전제합니다.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하느님의 존재 방식을 교회의 존재 방식으로 구현해야 합니다. 생명은 생명에 기대어 서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으신 하느님의 존재 방식을 교회가 자신의 존재 방식으로 삼을 때 세상은 비로소 교회가 세상의 희망임을 인정하고 교회가 선포하는 기쁜 소식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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