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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2010년 2월 11일)

2010.02.09 08:39

관리자 조회 수:1093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18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
(2010년 2월 11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18차 세계 병자의 날은 전례력으로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2010년 2월 11일에 바티칸 대성전에서 거행될 것입니다. 마침 이 날은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가 설립된 지 25주년이 되는 기쁜 날이기도 하므로, 지금까지 보건 사목 분야에서 이루어진 발전에 대해서도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세계 병자의 날이 병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봉사에 더욱 아낌없는 사도적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해마다 세계 병자의 날을 통해 교회는 방대한 보건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사목 활동의 중요성을 교회 공동체에 널리 상기시켜 주고자 노력합니다. 병자에 대한 봉사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 자체에 근원을 두고 있으므로 교회의 사명에 속한 것입니다. 거룩한 의사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사도 10,38).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로 인간의 고통은 충만한 빛과 의미를 얻습니다. 하느님의 종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교황 교서 「구원에 이르는 고통」(Salvifici Doloris)에서 이와 관련하여 명료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간의 고통은 그리스도의 수난에서 그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차원과 새로운 질서 속으로 들어섰습니다. 곧, 사랑 …… 선을 창조하는, 고통을 수단으로 하여 악에서 선을 이끌어 내는 바로 그 사랑과 연결되었습니다. 이것은 세상 구원이라는 최고선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부터 이끌어 내지며 그 십자가에서부터 끊임없이 새삼 새 출발을 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생수가 흐르는 강이 비롯하는 샘이 되었습니다”(18항).

   주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최후의 만찬에서 무릎을 꿇고 사도들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써 십자가 상에서 이루신 최고의 사랑의 행위를 미리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특히 가장 작은 이들과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그와 같은 사랑을 베풀도록 당신 제자들에게 요청하신 것입니다(요한 13,12-17 참조).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모든 그리스도인은 다채롭고 늘 새로운 상황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다시 체현하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강도들을 만나 초주검이 된 상태로 길가에 쓰러져 있던 사람 곁을 지나던 착한 사마리아인은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습니다.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루카 10,33-35).

   이 비유의 끝에 예수님께서는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하고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길 위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의 몸과 영혼의 상처를 살펴 보라고 우리에게 권고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날마다 삶 속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고 은총 안에서 살아갈 때 질병과 고통의 체험을 통해 희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십니다. 제가 회칙「희망으로 구원된 우리」(Spe Salvi)에서 단언했듯이, 참으로 “우리가 치유되는 것은 고통을 비켜 피하거나 고통에서 도망침으로써가 아니라, 고통을 받아들이고 고통을 통하여 성장하며 무한한 사랑으로 고통 받으신 그리스도와 일치함으로써 고통의 의미를 찾는 능력을 통해서 입니다”(37항).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인간의 고통을 돌보아야 할 교회의 주요 임무를 되새겨 주었습니다.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인류의 빛」(Lumen Gentium)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 찢긴 마음을 싸매 주며’(루카 4,18),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루카 19,10)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파견되셨다. 이와 같이 교회도 인간의 연약함으로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또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알아보고, 그들의 궁핍을 덜어 주도록 노력하며,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한다”(8항). 수세기에 걸쳐 교회 공동체가 병들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펼친 이러한 인도적 영적 활동은 다양한 형태와 조직의 의료 기관들을 통해 표현되어 왔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교구가 직접 운영하거나 여러 수도회의 자비 활동에서 생겨난 의료 기관들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그러한 의료 기관들은 “사랑이 공동으로 하는 체계적인 봉사가 되려면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베네딕토 16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 20항)는 사실에 부합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25년 전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의 설립은 보건 영역에 대한 교회의 관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에 덧붙여 저는 오늘날과 같은 역사적 문화적 상황에서는, 교회가 병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할 뿐 아니라 사회 안에서 복음의 가치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임신[受精]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공의회 교부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치며 발표한 ‘가난한 이들, 병자들, 고통 받는 모든 이에게 보낸 메시지’를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십자가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느끼는 여러분, …… 울고 있는 여러분, …… 고통의 희생자들인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희망과 행복과 생명의 나라입니다. 여러분은 고통 받으시는 그리스도의 형제들이며, 여러분이 원한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메시지). 저는 날마다 “병자들과 고통 받는 이들에게 봉사하며” “하느님 자비의 사도직이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에 더욱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도록”(요한 바오로 2세,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 제152조 참조) 힘쓰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사제의 해에 저는 그리스도의 연민의 표지이고 도구이며 ‘병자들의 봉사자’로서 고통 받는 모든 이에게 다가가야 하는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을 특별히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 병자들에게 아낌없는 배려와 위안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시련 속에 있는 이들 곁에서 보내는 시간은 다른 모든 차원의 사목을 위하여 은총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병자 여러분,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여러분의 고통을 사제들을 위해 바쳐 주시어 사제들이 자신의 소명에 언제나 충실하고 그들의 직무가 온 교회를 위하여 풍요로운 영적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해 주시를 부탁 드립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저는 병든 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모든 이들을 ‘병자의 나음’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자애로이 보호해 주시기를 간청 드리며,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도로서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09년 11월 22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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