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드리는 기도/ 이해인
2009.05.07 20:19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세상에 가득한 엄마
- 이해인-
저에게 기쁜 일이 생기면
세상에는
온통 엄마의 미소로 가득합니다
저에게 슬픈 일이 생기면
세상에는
온통 엄마의 눈물로 가득합니다.
이 세상을 떠나셨어도
이 세상은
온통 엄마로 가득합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살짝 울려고 하니
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엄마
엄마는 이제 가장 아프고 그리운
저의 눈물이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자리를
대신해 줄 순 없을 것 같아요. 엄마
《 엄마 中에서 》